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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보방송통신대연합 노준형 회장 “한국 ICT강국 환상 버려야 ‘디지털 플랫폼 정부’ 정책 성공”
작성일자 2023.03.13 조회수 38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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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 지민구 기자]

 

“한국이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이라는 환상과 자부심부터 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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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준형 전 정보통신부 장관(사진)은 1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디지털 플랫폼 정부 정책의 성공 조건을 묻자 먼저 이같이 답했다. 노 장관은 “ICT 분야에서 항상 잘했다는 성공의 도취감은 첨단 디지털 기술을 받아들이는 데 걸림돌이 된다”고 말했다. 통신 속도가 빠르다는 게 ICT 분야에서 다른 나라를 선도하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며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디지털 기술을 더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설명이다.


노 전 장관은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1994년부터 정통부에서 근무하며 초고속 인터넷 보급, 전자정부 등 국가 차원의 ICT 정책을 직접 챙겼다. 참여정부 시절 정통부 장관직을 지낼 때는 해외에 전자정부를 수출하는 게 주요 업무 중 하나였다. 현재 그는 ICT대연합회장으로 재임하며 최근 대통령직속 디지털정부 플랫폼위원회의 원로 자문위원으로 합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거치며 노 전 장관은 “정부 기능의 중요성을 더 절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방역 마스크 수량 확인, 코로나19 백신 예약 등 정부가 민간 ICT 기업과 협업해 구축한 공적 서비스를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했다.

그는 “정부가 투명성과 편의성을 기반으로 국민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축해야 하는 시대”라며 “절대 공공부문에서 단독으로 할 수 없는 일이고 네이버, 카카오 등 민간 기업과의 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맥락에서 다음 달 정책 계획과 추진 일정이 발표될 예정인 디지털 플랫폼 정부도 현재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노 전 장관은 “정권이나 정당, 정치인은 바뀌어도 제대로 한 번 구축한 ‘좋은 정부’ 시스템은 영원히 남는다”고 했다.

 

지금 만들어지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는 과거의 전자정부 정책과는 다른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부처 단위에서 개별적으로 디지털 공공 서비스를 구축하는 것이 아닌 하나의 플랫폼에 모든 정보가 유기적으로 흐르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디지털 플랫폼 정부 추진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절차로는 ‘갈등 중재’를 꼽았다. 대법원이 1994년부터 등기 전산화 사업을 진행하면서 지역 등기소가 점차 사라지자 일자리를 잃는 직원이 생기고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장년층이 불편을 호소하기도 했다.

노 전 장관은 이 같은 구체적인 과거 사례를 언급하며 “아무리 혁신적인 정책이라도 소외되는 계층은 생길 수밖에 없다”며 중장기적인 설득 노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출처 : https://www.donga.com/news/article/all/20230219/1179764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