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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4가지 개혁하면…스마트경제 퍼스트무버 될수있어"
작성일자 2018.01.02 조회수 5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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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4가지 개혁하면…스마트경제 퍼스트무버 될수있어"

 

 

 

디지털 인프라 구축으로 新성장 모멘텀 확보
IoT·그린에너지 혁신이 수백만명 고용 창출
民官學 손잡고 스마트코리아 로드맵 준비를

 

[매일경제 김슬기 기자]

'노동의 종말' 저자 제러미 리프킨 신년 특별기고

'미래의 예언자' 제러미 리프킨(72)이 신년을 맞는 한국에 특별 기고를 보내왔다. 공유경제와 사물인터넷이 가져올 디지털 혁명을 거침없이 예견해온 리프킨이 한국에 건네는 조언은 이 혁명의 '선도자(first―mover)'가 되라는 것이다. 그는 "혁명을 위한 로드맵을 만들라"고 한국 정부에 주문했다.

대한민국 정부는 생산성 향상과 경제 성장을 가속화하고 새로운 고용시장을 열어줄 혁신을 약속해왔습니다.
이 약속은 노동 개혁, 시장 개혁, 재정 개혁과 같은 많은 개혁을 동반하는 일입니다. 이러한 개혁은 중앙 집중화된 통신, 화석·원자력 에너지, 내연기관, 철도, 수자원·항공 운송 등 2차 산업혁명 인프라 위주의 경제 구조를 지닌 한국의 상황에서는 충분한 효과를 거두기 힘든 일이기도 합니다.

분명 2차 산업혁명기의 인프라는 20세기의 극적인 성장을 위한 잠재력을 제공해왔습니다. 하지만 이 철 지난 플랫폼의 생산성은 지난 15~20년 동안 모든 산업 국가에서 정점에 달했으며, 국내총생산 감소와 실업률 증가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우리가 2차 산업혁명 인프라를 업그레이드한다고 해도 경제적 효율, 생산성,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고용 및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입니다. 화석연료 에너지와 원자력은 충분히 성숙했습니다. 또한 통신 네트워크, 중앙 집중식 전력망 및 내연기관과 같은 에너지를 사용하도록 설계된 기술은 생산성을 떨어뜨려 활용성이 거의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오늘날 필요한 것은 '제3의 산업혁명'인 스마트 인프라를 구축하고 확장하는 것입니다. 통합된 5G 인터넷, 디지털화한 신재생 인터넷, 전기로 운행하는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과 연결된 스마트빌딩 구축 등을 통해서 말입니다. 이 새로운 스마트 인프라는 산업적·사회적·정치적 공간이 모두 통합될 다음 시대로의 여정에서 한국에 결정적인 도약의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

이 새로운 스마트 그린 디지털 인프라구축을 동반한 적절한 노동 개혁, 시장 개혁, 재정 개혁 및 규제 효율성을 구현한다면 한국은 다음 반세기 동안 새로운 생산성의 물결이라는 모멘텀을 얻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인프라 구축은 40년 동안 모든 산업(전력·전력전송회사, 통신·케이블산업, ICT 분야, 전자산업, 건설·부동산업, 운송·물류업, 제조업, 농업 등) 분야에 걸쳐 수백만 명의 반숙련공, 숙련된 전문직 종사자를 고용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디지털 한국의 인프라는 똑똑하고 새로운 경제적 패러다임과 친환경·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특징으로 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고용시장을 이끌어낼 것입니다.

한국 정부는 이미 비즈니스 혁신과 고용 기회 창출을 위해 공공 인프라 구축에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인프라 펀드의 일부는 반드시 스마트 한국의 디지털 기반시설을 건설하고, 재생 가능한 에너지와 친환경 이동수단으로의 전환을 위해 사용돼야 합니다.

유럽연합(EU)은 오드프랑스(프랑스 북부 지역), 로테르담시, 헤이그·룩셈부르크 등 세 지역에 3차 산업혁명으로의 경제적 전환을 위한 개발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들 세 지역은 새로운 3차 산업혁명 인프라 구축을 위한 경제·사회 개발 정책에 있어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1·2차 산업혁명 인프라가 중앙 집중식, 하향식, 독점적, 수직적으로 통합되도록 설계됐다면, 3차 산업혁명은 정책의 근본부터 분산되고 협력적이며 개방적이고 수평적으로 확장된 방식으로 설계됩니다. 새로운 기술 혁명이 초래할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인식하고, 이 세 지역 정부는 중앙 집중적으로 계획하고 실현해나가는 정치 지도자로서의 전통적인 역할마저 변화시켰습니다. 각 지역 개발의 로드맵을 짜고 개발 계획을 만들어가는 일에는 정부, 기업계, 학계는 물론 시민 사회 이해 관계자 수백 명이 참여했습니다.

1·2차 산업혁명이 수직적으로 통합된 세계화를 이끌어냈다면, 3차 산업혁명은 인류에게 도시와 지역과 국가와 대륙의 경계를 넘어서, 전 지구적으로 연결된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시대를 선물할 것입니다. 그로 인해 재생가능에너지, 자율화된 전기 운송 시스템이라는 광대한 디지털 글로벌 네트워크를 모두가 공유하는 삶, 생태적으로 지속 가능하고 평등한 삶이 비로소 도래할 것입니다.

새로운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스마트 코리아(Smart Korea)를 위한 3차 산업혁명 로드맵을 준비하는 것입니다. 한국이 자신에 어울리는 특별한 3차 산업혁명의 추진력을 얻는 과정에서 저의 제안이 영감이 되고 인센티브가 될 수 있길 바랍니다. 한국은 지금 21세기 스마트 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선도자'의 기회를 얻었습니다.

국제무역, 유럽·亞太 주도…한국에 커다란 기회 줄 것
리프킨 교수의 특별 기고를 받자마자 조금 더 충실한 답변을 위해 이메일 인터뷰를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현재 세계는 트럼프 시대를 맞아 국제적 협력과 무역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탈출구가 있을까.

▶국제무역에서의 리더십은 이제 유럽과 아시아, 태평양 국가에서 나올 것이 점차 분명해지고 있다. 이 지역을 아우르는 무역벨트는 한국이 국제교역 시장에 새로운 접근법을 만들어내는 커다란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한국은 유라시아와 태평양을 횡단하는 무역 벨트에서도 선도자가 될 수 있는 이상적 위치에 있다.

―3차 산업혁명이 수백만 명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인공지능의 일자리 위협에 대해 낙관적인지.

▶'스마트 코리아'가 구축해야 할 3차 산업혁명의 인프라는 거의 모든 산업 부문의 참여, 상업적 혁신의 촉진, 중소기업 진흥을 필요로 하기에 향후 40년 동안 수많은 근로자를 고용하게 될 것이다. 전력, 통신, 정보통신기술(ICT)섹터, 건설, 물류, 제조, 식품, 농업 및 생명과학까지 모든 분야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오늘의 많은 기업과 신규 기업은 사물인터넷(IoT) 인프라를 구축하고 관리하게 될 것이다. 로봇과 인공지능(AI)은 수백만 개의 건물에 태양열 및 풍력 기술을 설치하고 지하에 5G 광대역 케이블을 연결해 에너지와 인터넷에 연결하는 복잡한 일을 대신해 줄 것이다. 이로 인한 경제적 이익 모두는 디지털 원주민의 것이다. 스마트 인프라를 구축하고 관리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가진 수백만 명의 일자리가 여기에 있다.

―3차 산업혁명의 가장 큰 적은.

▶첫째로 기업, 정부, 학계 및 시민사회가 2차 산업혁명 시대의 낙후된 생산성과 지구의 6번째 대멸종으로 향하게 하는 기후변화의 위기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둘째는 번영하는 미래와 지속 가능한 포스트 탄소 생태계로 이끌 3차 산업혁명의 기회를 상상하지 못하는 것에 있다.

―국가의 혁신을 위해 정치 지도자는 어떤 역할을 해야 하나.

▶정치 지도자는 강력하고 새로운 비전을 가지고 3차 산업혁명을 위한 '스마트 코리아'를 선언해야 한다. 또한 다음 시대의 선도자가 되기 위한 이 로드맵을 세우는 데 있어서 밀레니얼 세대의 디지털 원주민을 참여시켜야 한다.

제러미 리프킨 교수는…
제러미 리프킨은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노동의 종말' '소유의 종말' 등 저서로 자본주의 패러다임의 위기를 예언한 사회사상가다. 2011년 저서 '3차 산업혁명'에서 3차 산업혁명의 도래를 예언한 바 있다. 3차 산업혁명기의 사물인터넷(IoT)은 2차 산업혁명을 이끈 '전기'의 파괴력에 버금갈 것이라고 주장하며, 소유 중심의 교환 가치에서 접속 중심의 공유 가치로 옮겨 가는 대전환이 새로운 경제 시대를 이끌 동력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 회장이 주장한 '4차 산업혁명'과 같은 개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