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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망중립성 폐지..국내 IT업계도 폭풍전야 | |||
작성일자 | 2017.12.15 | 조회수 | 53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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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망중립성 폐지..국내 IT업계도 폭풍전야
[머니S 박흥순 기자]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14일(현지시간) 망중립성 원칙을 폐지했다. 이에 따라 망중립성 원칙을 바탕으로 성장한 구글, 페이스북 등 인터넷업계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해외 주요 외신에 따르면 FCC는 이날 표결을 통해 망중립성 원칙을 폐지했다. 예상대로 아지트 파이 FCC 위원장과 공화당 소속 위원 2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이번 결정으로 인터넷업계와 인터넷서비스제공업체(ISP)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최대 수혜자는 AT&T, 컴캐스트, 버라이즌 등 ISP기업이다. 이들은 보유한 인터넷망을 바탕으로 인터넷산업계 전반에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구글, 페이스북, 넷플릭스, 아마존 등 이른바 FANG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들은 망중립성이 폐지될 경우 ISP가 차별가격 부과 등으로 영향력을 남용할 것이라며 우려해왔다.
망중립성 원칙은 ISP가 모든 데이터를 차별하지 않고 동등하게 취급하는 것을 기본으로 삼는다. 다시말해 ISP가 특정 콘텐츠를 차단하거나 속도를 마음대로 조절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망중립성 원칙이 폐지되면서 ISP가 인터넷 생태계의 주도권을 쥐고 인터넷업계에 차등요금을 부과할 가능성이 커졌다.
공화당은 망중립성 원칙은 과도한 규제라며 망중립성을 폐지할 경우 인터넷 경제의 활력을 회복시키고 다양한 선택과 낮은 가격으로 소비자 혜택을 확대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대표적인 망중립성 반대론자인 아지트 파이 FCC 위원장은 자신의 최우선 과제로 망중립성 원칙 폐지를 꼽아왔다.
하지만 망중립성 유지론자들은 망중립성 원칙이 폐지될 경우 민주주의를 위한 강력한 힘인 열린 인터넷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고 오히려 소비자들이 높은 이용료를 부담하게 될 것이라며 우려해왔다.
이번 망중립성 폐지로 국내 인터넷업계도 폭풍전야의 상황에 몰렸다. 외형상 국내 정책은 변화가 없지만 이동통신사와 인터넷업체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국내에 인터넷 망중립성이 도입된 것은 2015년이다. 2011년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졌고 2013년, 2015년 두차례 수정을 거치면서 현재에 이르게 됐다.
이통3사는 “망중립성은 완화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통사 한 관계자는 “통신비 인하 압박과 5G 투자 등으로 비용상승을 피할 수 없다”며 “소비자에게 더 좋은 콘텐츠와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망중립성은 완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인터넷업계는 “스타트업의 씨가 마를 것”이라고 우려한다. 망중립성을 완화하면 이통사들의 망 이용대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을 수 있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인터넷업계 한 관계자는 “망중립성을 완화하거나 폐지한다면 규모가 작은 업체는 고사할 것”이라며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거대 콘텐츠 업계만 살아남아 그들만의 리그를 펼치고 진입장벽도 높아져 폐쇄적인 산업지형도가 그려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미국 시장을 예의 주시한다는 입장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망중립성 폐지가 글로벌 트렌드가 아니라 미국 정부가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고 판단한다”며 “당장 국내에 망중립성을 도입할 계획은 없지만 미국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지켜볼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