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만에 열린 과방위 또 입씨름…170개법안 논의조차 못해 21일 전체회의, 법안소위 의결된 5개 안건만 통과시켜 여야, 이효성 방통위원장 '자격' 놓고 시작부터 신경전 [뉴스1 주성호 기자] 21일 8개월만에 법안 의결을 위해 전체회의를 개최한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는 지난 19일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의결한 5개 법안만 의결하는데 그쳤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장의 자격 논란을 놓고 회의 시작부터 여야가 고함을 지르며 입씨름하면서 시간을 허비하는 바람에 안건으로 상정된 170개 법안은 논의조차 하지 못했다.
이날 과방위는 토요일을 '빨간색'으로 표기하는 천문법 개정법률안을 비롯해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5건에 대해 의결했다. 그러나 단말기 지원금 분리공시제를 위한 법률개정안을 비롯해 지원금 상한제 폐지와 관련된 법안 등 177개 안건은 법안소위로 넘겼다.
과방위는 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대한 국정감사는 10월 12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는 10월 13일로 확정했다. 여야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KBS와 EBS, 방송문화진흥회 등에 대한 국감은 10월 26일과 27일에 잇따라 열기로 했다.
과방위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둘러싼 방송법 개정안을 놓고 여야가 대립하느라 지난 1월 이후 단 한차례도 법안처리를 위해 전체회의를 연 적이 없다. 13개 국회 상임위 가운데 실적이 가장 저조해 '식물 상임위'라는 오명을 뒤집어쓰고 있을 정도다.
이날 전체회의도 초반부터 이효성 방통위원장의 자격을 놓고 여야가 입씨름했다. 자유한국당 간사인 박대출 의원은 "방통위원장이라는 이름으로 출석하신 분은 인사청문 결과채택조차 거부당한 분"이라며 "최근에는 MBC 사장에 책임을 묻겠다고 하는데 이건 월권이자 불법"이라며 자진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신경민 의원은 "법률에 따라 인사청문을 실시했고 부적격 의견 달아서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하려고 했으나 안된 것을 야당도 알지 않느냐"며 "인사청문 거친 분을 두고 자진사퇴하라고 하는 것은 국회의 월권"이라고 받아쳤다. 신 의원은 이어 "방통위원장 인정 안한다면서 최근에 한국당에서 방통위에 항의방문은 왜 한 것이냐"며 "이것이야 말로 자가당착, 모순에 해당된다"고 정면 비판했다.
이효성 위원장을 둘러싸고 이처럼 고성이 오가면서 정작 논의해야 할 법안은 제때 상정하지도 못하고 말았다. 제일 먼저 이 문제를 제기했던 박대출 의원은 이효성 위원장이 청하는 악수도 거부하는 모습을 보였다.
어렵게 열린 과방위 전체회의는 여야 의원들의 고성으로 싱겁게 끝났고, 다음 회의 일정도 정하지 못한 상태다. 과방위 관계자는 "다음 회의일정은 여야 간사간 합의를 해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9월 28일 열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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