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4차 산업혁명 기술에 살충제 계란 재발방지 답이 있다 [목원대학교 고대식 교수] 국민들 사이에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면 안된다는 무서운 공감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살충제 계란으로 인하여 또 다시 안전한 먹거리 논란이 거세다. 2004년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쓰레기 만두'를 비롯하여 2016년 '농약이 검출된 학교급식용 재료 230톤 유통' 등 안전한 먹거리와 관련한 사고는 수없이 반복되고 있다.
정부에서는 식품안전처를 중심으로 식품안전 지도점검, 식품등 수거·검사, 위해식품의 회수 및 판매차단 시스템, 식품이력추적관리시스템,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제도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고 경찰청에서도 불량식품 및 관련 부패비리 단속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들의 대부분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실시간으로 전주기적으로 관리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이 의도적으로 불법을 도모하거나 혹은 의도하지 않은 부지중에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하는 것보다는 사고가 나면 이력추적하고 법규위반여부를 판단하여 처벌하는 것에 효과적인 것들이다.
살충제 계란의 사전인지를 통한 안전한 먹거리 제공은 4차 산업혁명의 초연결성. 초지능성 기술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4차 산업혁명의 사물인터넷 기술은 식품과 같은 사물과 생산자부터 유통자, 소비자, 그리고 데이터와 프로세스 등 모든 것이 생애주기별로 실시간으로 위해행동을 센싱할 수 있고 모니터링과 제어가 가능하게 해준다. 물론 더욱 중요한 기술은 식품위해에 관한 사람의 실수를 보완하고 사람의 관리가 부족할 수 있는 과정에 대한 관리지원과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는 초지능성, 즉 인공지능이다.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이용하여 계란을 생애주기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우선 생산단계인 양계장에 대하여 살충제 센서 기반의 실시간 모니터링 및 제어, 저장-운송-도소매와 같은 유통물류 단계에 대한 센서 기반의 전주기 실시간 모니터링 및 제어, 그리고 소비자 판매 바로 이전단계에서 계란에 대한 살충제 잔류 자동검사 시스템을 구축하여 운영하면 되는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한국식품연구원에서 이미 식품이물질 실시간 탐지기술, 지능형 식품 생산유통 환경 제어시스템, 스마트 u-Food System 구축 모델 개발을 발표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이들을 이용하여 통합시스템을 구축하고 제도를 만들어 운영만 하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쉬운 게 왜 실현되지 않을까 의아해하는 이들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필자가 판단하기에 기술도 범용적으로 실제 적용하기에 부족한 점이 있을 것이다. 특히 생산단계는 주로 농림축산부, 가공단계는 산업통상자원부, 저장/운송물류단계는 국토교통부, 도소매는 중소기업부로 하나의 식품에 대하여 전주기를 관리하는 부처가 많기 때문에 시스템적으로 협업하기가 어려울 것이다. 더군다나 여러 부처들 각자 수많은 법제도들을 제정하여 복잡하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에 식품안전처가 컨트롤타워로 이를 추진하는 게 어려웠을 것이다.
최근 정부에서는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4차 산업혁명 관련 명품사업을 모색하고 있다. 조만간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조직하려는데 식품안전처와 4차 산업혁명 위원회가 협업하여 식품 위해탐지 센서, IoT, 클라우드, 인공지능 기반의 '식품위해성 사전인지 시스템'을 구축.운영해준다면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 제공은 물론 4차 산업혁명의 명품사례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기왕에 제안된 시스템을 구축하고 운영할 때, 국산기술과 국산 제품을 채택한다면 커다란 일자리 창출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다.
그것이 어렵다면, '휴대용 식품위해성 탐지센서'를 개발하는데 R&D 예산을 집중 투입하여 휴대용 센서를 전 국민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보급하면 더욱 좋을 것이다. ? 전자신문 8월 1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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