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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방화벽"에 IT 공룡들도 굴복
작성일자 2017.08.03 조회수 5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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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방화벽'에 IT 공룡들도 굴복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애플·아마존 등 세계적인 IT 공룡들이 중국 정부의 통신 규제 앞에 굴복했다.

 

사이버보안법이 도입되면서 검열이 강화됐지만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없는 실리 앞에 끝내 고개를 숙였다는 평가다.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아마존은 중국 당국이 요구하는 엄격한 온라인 규제를 중국 내 클라우드 및 온라인 서비스 사업에 도입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중국 사업자인 신넷 테크놀로지는 지난달 28일과 31일 두 차례에 걸쳐 중국 현지 고객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중국 당국의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을 우회하는 어떠한 소트트웨어도 사용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만리방화벽은 중국 정부가 내국인들이 구글과 페이스북, 트위터는 물론 각종 해외 언론 사이트에 접속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광범위하게 구축한 인터넷 감시 시스템을 말한다.

 

신넷 테크놀로지는 중국 공안부와 통신 당국이 최근 내린 지침에 따라 메일을 발송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객들이 지침을 준수하지 않으면 우리가 제공하는 서비스와 웹사이트가 폐쇄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 정부가 만리방화벽을 우회하는 소프트웨어들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기 위해 검열을 한층 강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앞서 지난 29일(현지시간)에는 애플도 중국 앱스토어에서 해외 인터넷 우회접속 프로그램인 가상사설망(VPN) 앱 60여개를 모두 삭제했다. VPN은 인터넷망을 전용선처럼 사용할 수 있는 특수 통신체계와 암호화 기법을 말한다. VPN을 사용하면 IP주소를 바꾸는 방법으로 인터넷 감시시스템을 피할 수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3분기 경영실적 발표에서 "동의하진 않지만 중국 법률을 준수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6월1일부터 새로운 사이버보안법을 발효하며 인터넷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이미 중국 현지 회사가 운영하는 상당수의 VPN을 폐쇄했으며, 공산당원이 불법적인 사이트에 접속할 경우 처벌할 수 있는 조항까지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올 가을 정치적으로 민감한 행사인 공산당 대회 개최를 앞두고 더욱 고삐를 죄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마켓 규모가 세계 최대인 중국 시장을 고려하면 거대 IT기업들도 중국 정부 검열에 순응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NYT는 "미국의 거대 IT기업들이 중국 지도부가 인터넷 통제를 강화하려는 시기에 얼마나 깊이 중국 당국에 묶여있는 신세인지를 새롭게 상기시켜 주는 일"이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