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4차 산업혁명시대, 새 일자리 만들려면… [동아일보] 유영민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4차 산업혁명으로 로봇, 인공지능이 사람의 역할을 대신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불안해하지만 이러한 예측은 일자리 감소를 과대평가하고 새로운 일자리의 등장을 과소평가하고 있다. 역사에 비추어보면 자동차의 등장으로 마부들의 일자리가 줄어들었지만 운전사와 엔지니어, 대규모 공장 근로자, 도로망 구축산업, 보험 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좋은 일자리가 생겨났다. 4차 산업혁명도 일자리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일자리로의 이동을 촉발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자원이 아닌 상상력과 기술이 경쟁력의 원천이다. 자원은 부족하지만 우수한 인재와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를 보유한 우리나라에 이는 축복이다. 이 점을 활용하여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한다면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과학기술과 ICT 혁신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고, 근로자들의 일자리 이동을 지원하고자 한다.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첫째, 기존 산업에 맞춰진 규제를 개선하여 신산업과 서비스가 성장하도록 해야 한다. O2O(온·오프라인 연계) 중고차 판매업체 ‘헤이딜러’가 ‘자동차관리법’ 규제 개선으로 폐업 위기에서 벗어났던 것처럼, 민간이 도전적인 사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원칙 허용·예외 규제 형식의 네거티브 규제를 확대하여 새로운 산업과 서비스 성장을 촉진해야 한다.
둘째, 기술혁신을 위한 연구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바이오, 소프트웨어 같은 유망 원천기술 분야에 투자하고, 다양한 응용이 가능한 기초연구를 지원해야 한다. 애플의 시리(Siri)도 미국 국방부 산하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의 연구개발에서 비롯된 것처럼 정부 연구개발 투자가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의 기반이 될 수 있다.
셋째, 초연결과 지능화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에 필수적인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해야 한다. 5세대 이동통신망, 10기가 인터넷 등 초연결 네트워크와 사물인터넷 전용망 등을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존 산업과 ICT의 융합을 지원해야 한다. 제조업에 ICT를 융합한 디지털 제조, 농업에 ICT를 융합한 스마트팜과 같이 기존 산업을 스마트화하여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제조업의 스마트화는 해외로 나간 국내 기업들의 리쇼어링을 촉진하고 새로운 부가가치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이와 함께 근로자들이 일자리 변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미래 일자리 변화를 예측하고, 유망 직종을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 산업의 근로자들이 새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유망 직종에서 요구하는 역량을 도출하고, 교육훈련을 통해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자리 창출은 경제 회복과 행복한 삶을 위한 핵심이다. 사람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면 소득과 소비가 늘고, 이는 경제 회복으로 이어진다. 이뿐만 아니라 일자리는 생계유지와 자아실현의 수단으로 행복한 삶의 전제조건이다. 따라서 미래부는 경제 회복과 국민의 행복한 삶을 위해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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