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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대구 최대 IT기업 "헬스케어 잘하고 싶지만"
작성일자 2017.07.21 조회수 5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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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대구 최대 IT기업 "헬스케어 잘하고 싶지만"

 

 

대구 최대 IT 기업 데이터뱅크시스템즈, 3년전 헬스케어 서비스 'M케어' 개발
규제 등 현실의 벽 '크다'.."유연한 규제 바란다" 촉구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보다 다양한 헬스케어 플랫폼 서비스를 출시하려면 유연한 규제가 절실하다.”

 

대구 소재 IT 기업으로 스마트 병원 앱을 개발해 보급 중인 데이터뱅크시스템즈. 2002년 설립해 100여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서울·수도권 기준으로 보면 중소·중견 규모지만 대구·경북 지역 최대 IT기업이다.

이 회사는 2012년 이후 모바일 헬스케어 플랫폼을 개발해 보급 중이다. 한양대학병원 등 대형병원(700평상 이상) 18개에 구축한 상태다. 올해 연말까지 28개 병원에 헬스케어 플랫폼을 보급한다는 목표다. 700평상 이상 대형 병원이 국내에 43개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3분의 2 가량이다.

 

모바일 헬스케어 플랫폼은 말 그대로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활용한다. 환자나 환자의 보호자는 방문 예약부터 진료, 약 타는 과정까지 모바일로 처리할 수 있다. 복잡한 병원에서 내가 찾아가야할 진료실을 알려주는 ‘실내 내비게이션’ 기능도 있다. 기술적으로는 전자 처방전도 구현할 수 있다.

 

데이터뱅크시스템즈도 여느 스타트업과 마찬가지로 기존 규제와 씨름 중이다. 임치규 데이터뱅크시스템즈 부사장은 “개발 기간 상당 부분을 개인정보보호법, 의료정보보호법 두 가지로 고생했다”고 말했다. 개발 단계마다 보건복지부 내 의료정책과에 문의를 해야 한다. 제품 테스트보다 법규 위반 검증 여부가 우선이었다.

원격진료도 아직은 언감생심이다. 합법의 범위 안에서는 의사와 대면했을 때 환자의 진료가 가능하다. 약을 탈 수 있는 것도 약사와 대면했을 때다. 혹여 택배로 의료약을 전달한다면 불법이다. 스마트폰으로 화상 채팅까지 하는 시대에 진료는 직접 의사에게, 약은 약국에서 약사로부터 수령받아야 한다.

웨어러블 기기를 입고 내 건강 정보가 저장되고, 진단받는 일은 먼훗날 일이다. 주치의와 화상 통화를 통해 진료받는 것도 우리나라에서는 아직은 힘들다.

 

다만 적법한 기준에서 이용자 편의를 높여주는 서비스를 데이터뱅크시스템즈는 제공하고 있다. 임 부사장은 “비콘을 베이스로 병원 내부 길 안내 시스템을 했다”며 “이후 실손보험청구 등의 기능이 추가됐다”고 설명했다. 진료후 실손보험료 청구를 앱에서 간단히 했다는 뜻이다.

전자 처방전도 가능하다. 의사 진료후 환자에게 전자 처방전이 발부되면, 환자는 자신이 직접 약국을 선택할 수 있다. 선택한 약국에는 전자 처방전이 직접 전달된다. 결제와 조제가 동시에 진행된다. 환자가 약국에 갔을 때 약은 조제돼 나와 있다. 바로 수령 가능하다.


사실 전자 처방전의 현실 적용이 어려웠던 이유는 의료와 관련된 개인정보 보호 규제가 컸기 때문이다. 환자의 동의가 필수다. 데이터뱅크시스템즈는 환자 개인 단말기에 처방전 정보를 제공하고 환자에 선택권을 부여했다. 이를 통해 분쟁 요소를 제거했다.

보수적인 병원·약국 분위기도 벽이었다. 임 부사장은 “세세한 규제와 의견까지 합하면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처음에는 병원장 설득이 힘들었다”면서도 “지난해부터는 환자들의 편의를 위해 병원장들이 지지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새정부에 대한 촉구도 잊지 않았다. 임 부사장은 “다양한 헬스케어 플랫폼 서비스를 출시하고 싶은데 아직 규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운영의 묘가 정말 중요한 시간인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는 정부의 지원과 제도에 좌우되기 싶다”며 “규제도 유연하게 바꿔갔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데이터뱅크시스템즈 창립 멤버는 오라클 출신이었다. 데이터베이스(DB) 구축 컨설팅이 주 업무였다. 주 고객은 학교와 병원이었다. 자연스럽게 헬스케어 쪽으로 사업 분야를 확장할 수 있었다.